주인공 플레르는 스스로를 투명인간이라 생각하며 특별할 것 없이 조용한 하루를 사는 열여섯 살의 여학생이다. 그럭저럭 잘 사는 동네에서 살고, 든든하고 잘생긴 남자 친구가 있고, 주말에는 단짝 친구들과 같이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도 꿈틀대는 것은 있었으니, 그건 바로 까칠한 반항심이다. 동네 복싱 체육관 홍보 전단에서 남성부와 여성부를 따로 둔 것을 보고 이것은 성차별이라며 항의하겠다는 단짝 친구를 따라나선 그녀는 오히려 체육관의 분위기에 호감을 느끼고 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도 덜컥 가입해버린다. 체력 관리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너무나 힘든 훈련에 지쳐 포기할 생각도 하지만 자꾸만 과잉보호하는 엄마와 복싱을 그만두길 바라는 남자 친구의 모습에 반감을 느낀 플레르는 점점 더 복싱에 빠져든다. 모두가 경외하듯이 떠받드는 비틀스의 노래조차 구닥다리 옛날 음악으로 치부하는 당돌한 영국 소녀와 복싱의 만남. 플레르는 복싱을 통해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