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에 대한 치열한 탐구와 유쾌하면서도 탄탄한 서사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해온 작가 손홍규의 새 소설집. 2001년 『작가세계』 등단 이후, 장편 『귀신의 시대』(2006) 『이슬람 정육점』(2010) 『청년의사 장기려』(2008) 『서울』(2014)과 소설집 『사람의 신화』(2005) 『봉섭이 가라사대』(2008) 『톰은 톰과 잤다』(2012)를 펴내며 성실하게 ‘쓰기’ 에 전념해온 작가의 네번째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아홉편의 작품들은 ‘사람’이라는 공동의 목적지를 향해간다는 점에서 여럿인 채로 하나이다. 이번 손홍규의 소설집만큼 ‘사람’에 천착하는 소설은 흔치 않아 보인다. 작가는 ‘사람’에 배수진을 치고 깊은 응시와 모색을 통해 주제가 주는 진부함과 일상성을 넘어선다. 아울러 사람다운 삶의 기율에 대해 묻고 그것을 방해하는 현실의 부정함을 드러낸다. 결국 작가는 날로 가팔라지고 있는 세계의 경사진 현실을 형형한 눈으로 바라보며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소설과 소설을 둘러싼 현실에 따듯한 온기를 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