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은 자기중심주의(에고이즘)를 넘어선 무아의 세계에 머물도록 하며, 주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동심과 상대에 대해 관대한 유연심이 근본 생활 방식이다. 저자는 이러한 세계와 인물을 그대로 구현해 놓은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활용해 선사상을 낯설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인간은 ‘지금’이라는 한정된 시간에서 성장하며 살다 ‘무한의 시간’ 속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는 에고이즘의 눈으로 바라보면 서글픈 일이지만, 무아의 눈으로 바라보면 ‘무한의 시간’과 ‘무한의 공간’은 그저 인간이 본래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시점을 바꾸면 ‘무심’도 ‘무집착’도 결국은 ‘유희’의 ‘삼매’이고, 인생은 놀이 그 자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