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과거로 돌아가 추억에 잠길 때가 있다. 이미나 작가의 두 번째 창작그림책 《나의 동네》는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옛 동네의 현재 모습을, 당시의 눈높이로 상상하며 작가 특유의 생기 넘치는 필치로 담아내고 있다. 폐허가 된 동네의 분위기는 자칫 쓸쓸하고 삭막하게 표현되기 쉽지만, 작가는 탁월한 조형능력을 발휘해 오히려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별천지로 변모시킨다. 선명하고 굵은 필치의 장면들은 스케일이 크며, 밝고 애교도 있는 작가의 따뜻한 감수성이 마음에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