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로 지금껏 아이들과 함께해 온 박미림 선생님의 동시집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숙제 안 한 날’을 수록하였습니다. 4부로 나누어 실린 60여 편의 동시는 주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동시마다 해맑고 재치 넘치는 아이들과 또 천진하고 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마치 학교 교실과 복도, 운동장의 장면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시편에 아이들이나 어른 모두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동시집 표제인 은 숙제를 하지 않은 벌로 힘든 청소를 하면서도 맘껏 상상력을 발휘하고 아이들과 선생님 간 따뜻한 사랑이 읽히면서 절로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친구랑 둘이 남아 벌 청소한다/하늘을 나는 대걸레//배는 점점 고파오고/대걸레 휘휘 돌리니/아하,/대걸레가 몽땅 짜장면이다/꿀꺽, 침 삼키고 바라보니/세 그릇쯤 된다/색종이로 오이 송송/단무지 한 쪽//후루룩 쩝쩝/하하하//일기 안 쓴 예찬이 한 그릇/나 한 그릇/에라, 모르겠다/선생님도 드리자//() ‘숙제 안 한 날’ 일부입니다. 숙제를 하지 않은 벌로 친구와 둘이서 청소를 하는 장면입니다. 힘들지만 숙제를 안 했으니 짜증 내지 않고 열심히 청소를 합니다. 하다 보니 배는 점점 고파지고 이때 대걸레가 마법을 부리는지 대걸레 가닥이 마치 짜장면처럼 보입니다. 양도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아 친구와 선생님과도 한 그릇씩 나눕니다. 이처럼 박미림 선생님은 아동문학가 이준관 작가의 해설처럼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동시”를 씁니다. 박미림 선생님의 동시가 꽃물처럼 동심을 물들이고, 손난로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