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살아있음의 환희’를 얼마나 느끼며 살고 있을까? 불행히도 더 나은 외모, 더 나은 집, 더 안정된 직장, 더 많은 인정, 심지어 더 깊은 명상 등이 가능할 때 행복해질 거라 여기며, 이를 위해 ‘고치고 바꾸고 제거하고 극복하는’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느라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삶의 다양한 맛을 오롯이 경험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와 학교, 사회로부터 자신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똑바로 해야 한다고,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는 어느덧 우리 안에 깊숙이 들어앉아 무엇은 괜찮고 무엇은 괜찮지 않은지, 무엇은 해도 되고 무엇은 그렇지 않은지 “계속해서 판단하고 애쓰고 분노하고 저항하며, 두려움과 슬픔, 자기 심판, 의심, 짜증 같은 온갖 느낌과 절망을 불러일으키는” 마음속 목소리로 굳어버렸다. 마음속 목소리, 곧 스토리텔러가 이용하는 ‘생각’은 현실을 조종하는 정교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곧 진정한 현실은 아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삶에 관한 ‘생각’일 뿐이다. 그러므로 스토리텔러의 목소리에 따라 사는 한 우리는 삶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들 속에서, 생각이라는 구름 속에서 삶과 씨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갈등의 구름 속에서 우리는 ‘나’는 여기에 있고 ‘삶’은 저 바깥에 있다는 환상을 지어낸다. 그리고 나는 혼자이고, 삶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다. 저자는 삶을 신뢰하지 못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이 마음을 “심장 세포 하나가 맥박이 뛰어야 한다고 결정하며 심장을 통제하려 드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