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객주』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천봉삼이 상단의 일원에서 우두머리가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사건과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소설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그림과 글의 조합인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제대로 구현해 내고 있다. 특히 조선의 살림집과 삶의 언어에 집착하는 작가의 노력과 탐구심은 그림 한 컷 한 컷마다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초가집과 기와집의 구분이 아니라 웅장함과 소박함, 번듯함과 초라함을 구문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또 집단 언어라 할 수 있는 보부상들의 은어, 사투리, 지금은 청도의 우시장에서나 간혹 들을 법한 쇠전꾼들의 입담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원작의 리얼리티는 물론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언어를 그대로 재현한 토속 언어 자료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